전시 EXHIBITION

마주하는 마음

<마주하는 마음>은 최근 심리상담을 통해 나의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되며 나타난 감정의 형태들을 붙잡아 시각적으로 표현한 전시이다. 내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은 지나간 과거 기억의 그림자 속에 숨겨진 감정을 찾아내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그 기억과 감정들을 언어로 구체화하여 표현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당혹감과 불편함을 받아드리며, 표면으로 드러내어 나타내는 과정을 작업에 담아내고자 하였다. 

 전시는 상담의 과정에서 떠오른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포토그램 드로잉과 설치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내가 느끼는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의 경로를 역 추적 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을 포토그램 드로잉으로 담아낸다.

 <부딪치는 공>은 상담의 과정 속에서 나의 내면에 해소되지 않고 중간층에 뭉뚱그려진 채 쌓여있던 감정들이 발견되며 이따금 툭툭 튀어나오는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그 모습은 작은 돌멩이, 구(球)의 형태였다. 
이를 동그란 공을 매개체로 사용해 포토그램 방식으로 공(空) 드로잉을 하였다, 포토그램 드로잉에는 계속해서 굴러 다른 지점으로 움직이는 공, 허공에 떠있는 공, 서로 부딪히는 공 등의 공의 다양한 지점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 공들은 해결되지 않은 미해결 과제와 같은 고민과 두려움, 불안 같은 것을 내포한다. 그리고 전시 공간 곳곳에는 검은 선으로 만들어진 <드러난 모서리>와 바닥에 흩어진 듯 놓여있는 흑백의 공들인 <드러난 공>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숨겨진 공간과 숨겨진 공들을 실제 공간 안에서 드러나도록 배치한 것이다.

 이번 전시의 부제이기도한  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크로스워드퍼즐 퀴즈에서 제목과 형태를 차용한 것이다. 말의 의미를 찾기 위해 사용하는 사전을 이용하여 알파벳형태로 종이접기를 하고 포토그램으로 찍어낸 알파벳 이미지를 다시 크로스워드퍼즐의 형태로 재조립하였다. 낱말 퍼즐 속에는 우리가 살면서 바라는 여러 단어들이 숨어 있다. 퍼즐 속에서 삶에서 원하는 단어들을 찾고, 나아가 그 단어들이 가진 사전적 의미를 넘어 자신만의 해석을 찾아가는 것을 제시해본다. 

 불안은 어떻게 생산되고 소멸하는가? 불안이란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고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무엇을 희망하고 낙담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된 이번 작업을 통해 불안에 대한 침묵을 깨고, 개인적 문제인 것 같은 불안을 공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드러내는 시도가 되길 바란다.

* 하인츠 부데, 불안의 사회학

기간
2022-08-18 ~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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