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EXHIBITION

너의 실패는 나의 미래 

 나는 사회적 사건 혹은 사회와 개인 사이의 충돌과 긴장 등을 바탕으로 하여 이에 대한 일상적 관념을 헤집는다. 개념과 지식의 유래, 힘의 전략 등을 변이, 번역, 재 맥락 화, 비판적 은유의 방식을 통해 관객/사람들에게 이것들에 이면을 바라보게 하거나, 질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나의 작업은 개념적인 예술 방법론에 토대를 두고, 특정 주제에 대한 리서치를 더하여 이루어진다. 이러한 방법론을 활용하여 특정한 사회·문화적 양태를 시각화하는 것이 작업의 기본적인 목표이다. 지금까지의 작업은 사회·문화적 현상의 이면을 제시하거나, 외적인 요인(사회, 문화, 경제)들이 개인의 일상과 생각에 미치는 영향 및 그 원인을 탐구하여 개인과 사회의 긴장을 드러내 보이는 방향으로 지속하여 왔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나는 개인들의 신체와 행위가 현시대의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소비되며, 이것이 개개인의 삶과 어떠한 방식으로 충돌하고, 이것이 또다시 어떻게 사회 시스템과 불일치를 야기하는지에 대해 주목했고, 이러한 관심사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각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근래에는 ‘몸짓’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작업을 진행하였다. 몸의 움직임이 자의식에 기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신체 외부의 사회·역사·문화적 요인들 또한 포함된다는 아이디어를/개념을 작업의 주제로 설정하였다. 즉, 모든 몸짓에는 개인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는 몸과 비자의적으로 움직여지는 몸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작품으로 표현하기 위해 몸짓의 외부적인 요인들을 전유하거나 해체한 후, 이것들을 새로운 맥락에 놓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를 다양한 시각 매체,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드러나게 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우리 시대의 몸짓이 처한 상황과 그 의미를 재고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작업을 진행하였다.

  최근 들어서 자본주의 안에서의 비물질적이고 비생산적인 생산형식에 관심사를 두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생산형식은 심리, 심리정치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의 관심사를 확장하여 작품 안에서 몸짓과 사회병리학적 요인들과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 안에서의 개인이 겪게 되는 심리의 기저를 탐구하고 이것을 가시화시킴으로써, 예술이 발언할 수 있는 사회적인 역할에 대한 문제의식과 우리의 생각과 움직임을 규정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하려 한다.

기간
2022-09-22 ~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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