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EXHIBITION

3기 입주예술가 개인전Cutting Water  물 가르기

일       시 |  2016. 3. 17(목) ~ 3. 27(일) 10일간, 10:00 - 18:00  *월요일 휴관
장       소 |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전시실 1F / B1F
참여작가 |  3기 입주예술가 소영 박 Soyoung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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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서문 ■

2016년 연중 릴레이 형식으로 개최되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3기 입주예술가의 개인전은, 레지던시 입주 기간 동안 작가가 연구 및 실험을 통해 창작한 신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번 소영 박Soyoung Park 작가의 [Cutting Water 물 가르기]는 실크스크린 판화, 사진, 설치 등 20여 점의 신작들과 과거부터 진행해오던 시리즈 작으로 구성되며, 언어가 담을 수 없는 의미를 다양한 시각언어로 조망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무언가를 인식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물 가르기’가 역설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물 자체가 가지는 물질적 또는 과학적 성질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 아닐까. 작가는 [Cutting Water 물 가르기]에서 문화·사회적으로 정의 내려지는 사물 언어의 제한성에 물음을 던진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붙여진 하나하나의 명사들은 사물의 본질을 바라보는 데에 제약을 가한다. 약속된 언어 안에서 사물은 일종의 용도나 목적성을 강요받으며, 이를 다하면 어느새 유용 가치를 잃어버린 남겨진 물건이 되어 현재에 자리한다. 어쩌면 우리에게 (약속 된)언어란, 대상이 본질이 아닌 부여받은 존재의 틀 안에 갖히도록 완성시키는 도구일지도 모른다. 
언어의 정의 혹은 과학적인 정의는 우리 각자의 것일 수 없다. 이번 전시에서 ‘물’은 일종의 사물을 대변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작가는 ‘가른다’는 개념과 현상에 집중한다. 작가의 작품 소재로 등장해왔던 말린 꽃, 새 깃털, 나무뿌리, 빠진 머리카락과 빈 병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물’로 확장되고 대변되어, 언어로 정의내림으로써 제한되는 사물의 본질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빛의 존재는 빛이 빛나는 활동 그 자체이지 빛나는 현상과는 별도로 빛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빛은 자연의 현현이고 자연의 규정들을 자기로서 개시한다**고 말하며, ‘내적인 것, 본질적인 것이 외적인 것으로서 정립되어 그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지만, 현상보다도 고차적인 의의를 지니는 것을 현현Manifestation’이라고 규정하였다. 작가는 대상에 대한 인식과 식별의 경계에서 벗어나, 환경 자체를 전시 공간에 녹여낸다. 그리고 공간에 자리하는 관람자가 현상의 한 가운데에서 오롯이 대상의 본질을 받아들일 수 있는 통로를 펼쳐놓으며, ‘물 가르기’라는 표현으로 이를 함의한다.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프로그램 매니저
송 예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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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겔 Georg Wilhelm Friedrich Hegel(1770-1831) : 사고와 존재의 완전한 동일성의 주장, 곧 이성적인 것만이 진실로 현실적일 수 있으며 현실적인 것은 반드시  이성적이어야 할 것이라는 근본적 전제 밑에서, 헤겔은 자립적인, 자기운동으로서의 절대자의 현실적인 운동과정의 인식을 대상으로 하는 절대이념의 철학을 확립하였다.
  **헤겔, 『엔치클로페디-자연철학』 345절,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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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 노트 ■
/소영 박 Soyoung Park

장소특정적Site-specific 예술을 전문으로 하지는 않지만, 나는 나를 둘러싸는 문화적, 지리적 환경에서 영감을 얻는다. 알 수 없는 것, 익숙하지 않은 것이 나의 예술적 발전을 자극했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먼 거리에서 주어진 환경의 사실이나 정보를 조사하기 보다는, 내가 그 환경에서 받는 영향, 그리고 그 장소와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면서 나 자신에게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한다. 이러한 변화는 제 창작 과정의 기초를 형성한다.

나는 인간의 일상과 병치되는 상황에서 발견되는 자연적 요소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나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각, 자연을 제어하기 위한 우리 인간의 시도를 탐구한다. 나는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지만, 인간의 필요에 따라 사용된 후에 보이지 않게 남아있는 자연적 물건들-양파 껍질, 레몬 씨, 생선 뼈, 소나무 잎-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러한 자연 물질들은 인간에게 주는 유용성을 넘어 자신의 유기적 삶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현대 시대에 그들의 존재는 사회 체계적으로 우리에게 숨겨진다. 화장실 플러시,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무덤, 쓰레기 수거 등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자연적인 부분을 잊을 수 있도록 하는 현대적인 제도의 예시적인 장치이다. 나는 언어의 사용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통해 인간의 이러한 노력의 증거를 추구한다. 인간 세계는 인간의 목적에 따라 언어로 정의되어 지정된 '것들'의 가상적인 상태로 구성된다.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것들은 우리의 관심밖에 머물기 때문에 그들을 설명하는 말들이 적고, 역으로 설명하는 말들이 적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밖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살고 세계에서, 휴면 상태로, 우리와 함께 항상 있다. 나는 우리의 관심의 가장자리에 있는 사물의 형언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인간의 사용 가치적 정의가 개입하지 않은 채, 그 사물들 나름대로의 관계성을 찾으려 노력한다. 'Oddments (자투리)'를 제목으로 지속적인 시리즈 작이 그러한 나의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나는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물에 대한 우리의 지각을 생각해본다. 하지만, 물이라는 그 물질 자체보다는 'Cutting Water (물 자르기)' 라는 모순적 개념에 더 초점을 맞춘다. 액체는 자를 수가 없다. 그것을 자를 수 있다 해도, 즉시 다시 함께 병합한다. 중국의 타오 테청의 한 구절을 빌리자면, "아무것도 물보다 약하지 아니하나, 물은 가장 딱딱한 물건도 침식시킨다."라고 한다. 그 추상적이고 은유적 개념에서, 물은 자연 또는 자연의 변화를 나타낸다. 물(자연)을 제어하기 위한 인간의 개입과 노력에 대해 물은 그 노력에 순순히 응하나 결국 그 상대를 자신 안에서 녹인다. 

이 작업을 위해 물에 대해 연구하는 동안, 나는 아마존 지역에 위치한 페루 부족 마을 근처에 끓는 물을 연구한 과학자의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그 물을 지키는 그 마을의 샤먼이 그 과학자에게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물을 가져가 연구하게 허락한다. - 연구가 끝난 후에 물이 원래 온 곳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물을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라고. 이러한 민속적 믿음은 인간에 필요에 의해, 샤워 물, 먹을 물, 정원수 등으로 분류되고 정의되는 현대적 인식과 병치된다. 우리의 소비 목적을 채운 후, 우리의 손을 벗어나 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언어에 의해 부과 된 장식적 단어들을 벗어버리고, 그 물은 그 자체로 무엇이 되는 것일까? 이번 전시를 통해 나는 이러한 문제를 '느슨하게' 풀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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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연계 프로그램 안내 ■ 

▶퍼포먼스
일    시 |  3월 19일(토) 17:00 - 18:00
장    소 |  테미예술창작센터 지하 1층 전시장 A/B

▶ 작가와 차 한잔
전시장에서 차 한잔과 다과를 나누며, 소영박작가와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만남을 원하는 시간을 이름과 함께 적어서 문자 메세지로 보내주세요!  M. 010-2766-2448
일    시 |  3월 20일(일) 13:00 - 17:00   /  3월 24일(목) 14:00 - 18:00
                3월 25일(금) 14:00 - 18:00  /  3월 26일(토)  13:00 - 17:00
장    소 |  테미예술창작센터 전시장 내

기간
2016-03-17 ~ 2016-03-27
퍼포먼스
3. 18(토) 17:00 - 18:00
작가와 차 한잔
3. 20(일) 13:00 - 17:00
3. 24(목) 14:00 - 18:00
3. 25(금) 14:00 - 18:00
3. 26(일) 13:00 -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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