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EXHIBITION

멍게신 후손의 부흥회

■ 인체의 움직임과 참선 

 지금까지 본인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모든 움직임은 기계적이고 반복적이다. 이는 인간 또는 군집을 이루어 똑같은 행동을 무한 반복하는 개체들의 움직임은 사회 시스템 속에 획일화되고 통제되는 개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나타낸다. 또한, 이 반복적인 움직임은 트라우마에 반응하는 방식으로서의 강박적 반복으로 읽을 수 있다. 강박적 반복은 언캐니를 작동시키는 동력으로서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던 기억이 회귀하면서 반복적으로 의식 위로 표출되는 하나의 방법이다. 반복적이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움직임들은 한 인격체의 대체물로 인간의 욕망 등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파편화되고 왜곡된 신체는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이질적인 것을 타자화하여 표현함으로써 우리가 애브젝트로 치부한 그 혐오스러운 형상이 결국 우리 자신들의 모습임을 자각하도록 이끈다. 

 최근 사람들은 그동안 배제해왔던 자신의 건강과 안위를 강제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는 일상의 멈춤과 동시에 외부가 아닌 내부의 관심으로 이어졌으며, 본인의 작업은 사색과 명상이라는 표현법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최근작 <선의 샤워>의 선은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통일하여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게 하는 불교 수행법이자 시각적으로는 금이나 줄을 의미한다. 전시장의 길게 늘어진 실 커튼은 직선적인 선의 형태를 가지는 동시에 사색의 공간을 품고 있다. 이는 중의적인 선의 의미를 모두 함축한다. 관람객이 실 커튼을 젖히고 사색의 공간을 진입할 때의 행위는 뿜어 내리는 물로 몸을 씻는 행위인 샤워와 닮아있다. <선의 샤워>는 설치물과 관람객의 직접적인 신체접촉, 명상의 시간을 제공하는 공간이 된다. 이렇듯, 최근 욕망과 반복적인 신체적 행위를 종교, 참선 등과 결합한 작업을 진행 중이며 본 프로젝트에서도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입주예술가 프로젝트는 이와 같은 주제를 더욱 발전시켜 종교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더욱 집중한다.
종교는 초자연적인 무언가를 숭배하고 만들어낸 이야기로 보고, 본인이 직접 가상의 종교를 만든다. 예술, 도덕, 정치, 존재의식을 모두 담고 있는 집합체인 종교는 본인 작업의 표현 방법의 수단이다. 생물학적 ‘진화’의 관점에서 인간을 추적하면 가장 상위에 ‘멍게’가 있다. 멍게로부터 지능의 탄생과 진화를 시작되어 인간의 생존번식과 복잡한 의사결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발전되었다. 그리하여 멍게를 인간이 숭상해야 하는 초인적인 존재로 설정한다. 그리하여 멍게신을 위한, 하지만 인간의 존재의식을 자각하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 최정은 -

기간
2021-07-01 ~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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