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주제는 크게 세 가지 시선으로 작업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어가게 되었다. 첫 번째 시선은 사회적 재난으로 잃어버린 사람들과 찾는 사람들의 시각적인 부분이었다. 그 시각에는 헤아릴 수 없는 슬픔으로부터 분노까지 다양한 감정이 얽혀있는데, 이것을 시각적인 언어로 해석하는 일들이었다. 우선 재난이 일어난 현장성을 마주하기 위해 드로잉을 파노라마형식으로 구현하고 마치 한편의 필름을 감아내는 것처럼 스스로 사고현장의 분위기를 몰입하려 했다. 폐허가 된 현장과 공허한 공기, 구조대원들, 생존자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모습까지.
두 번째 시선은 재난사고 후 일어난 모습들인데, 굉장히 냉소적인 태도로 바라본 시선이라 할 수 있겠다. 마치 TV를 보는 것 마냥 현실감이 조금 떨어진 상태, 하나의 풍경처럼 경이로운 감정이 들 정도로 감상에 머물러 있는 상태로 바라본 시선들이다. 이는 우리가 타인의 죽음과 애도에 얼마만큼 머물러 있는가에 대한 시선이기도 하다.
세 번째 시선은 남아있는 이들과 떠난 이들을 위한 애도의 시선이다. 남아있기에 지금도 찾으려 노력하고 떠났기에 누군가에게 지울 수 없는 그리움과 트라우마를 줄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을. 사실 가까운 측근의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지만, 분명한건 지금 나 자신도 한 아이의 부모이기에 만약 내 자식의 죽음을 대신 피할 수 있다면 “목숨과도 바꿀 정도로 피하고 싶다”라는 것이다. 부모가 되서야 알았다. 누구보다 소중하고 귀한 자식, 부모, 형제, 친구들. 이것은 매일 같이 피부에 와 닿는 빛처럼 늘 곁에 있어야하는 존재들이라는 걸.
삶은 잃어버린 것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생산한다고 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만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싶다. 결국 ‘찾는다’라는 행위자의 역할로 재난의 기억과 존재를 비추고자 했던 나의 눈짓은 위와 같은 세 가지 시선으로 남겨졌다. 끝으로 사회적 재난으로 희생된 이들에게 이 전시가 조금이나마 따뜻한 온기로 그들을 감싸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