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Exhibition

repose en paix _ 나, 여기 편히 잠들길...

고정관념, 소수, 부조리, 단절, 해체, 내면의식에 관한 물음이 사운드 혹은 조형적인 소요와 함께 드러나는 작업을 한다. 
흥미로운 소리들은 우리의 인식에서 멀어진 위치에 있거나 그 존재성이 드러나지 않을 때이다.
시각과 청각으로 지각될 수 있는 나의 작품은 다양한 청각적 맥락 안에 있다. 특별한 상황에서 인지된 주위 환경에 의한 
소리, 소음, 침묵이나 목소리 등이 작품 실현의 모티브가 된다. 그것은 형체나 오브제, 현상들을 통한 사운드의 지각, 
한시적 양상, 응시, 성찰, 기억 등을 표현한다.
작품들은 빈번하게 전시공간의 주위 환경 소리와 상호 작용하며 때로는 관객은 어떠한 소리의 존재를 지각할 수 
없기도 하지만 그들의 시선은 조형물, 형태를 통하여 예기치 못한 소리를 듣게 되거나, 특별한 맥락 안의 환경적 
사운드에 집중하게 된다. 작업의 근본이 되는 원동력은 환경적인 사운드, 우발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소리와 같은 
맥락적인 소리 듣기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은 우리의 즉각적인 소리 환경과 조형예술의 인지 사이에서 작용한다.


전시 < 나, 여기 편히 잠들길...>는 생명에 대한 무의식 혹은 보편적 가치로서 인식에 대한 물음이 지난 역사적 사건과 
현재 일어나는 사건들,  그리고 작가 자신이 겪은 경험에 의한 내면 인식이 각각의 관계성을 찾는 과정이며, ‘소리’라는 
비가시성 파동이 이 세 가지 시선들의 발화점을 갖는다. 그것은 생명에 대한 가치가 어떠한 기준에 의해 나눠지는지에 
대한 물음이며 이번 전시를 통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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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동물의 숭고한 죽음의 본능
인간의 생의 마지막 끝자락에 거칠게 들이 마시고 내쉼의 처절한 생에 대한 본능
바람에 의해 펄럭이는 깃발을 통제할 수 없듯이.

어떤 특정 가치에만 반응되어 축소된 하나의 세계가 망상으로 치달을 때 어쩌면 우리는 가장 동물적인 세계로 진입할지도 모른다. 

“바로 그 순간 건물 벽이 아주 두꺼웠는데도 엄청난 큰 비명이 들렸습니다. 두꺼운 벽 너머에서 말이죠. 대낮의 점심시간에 벌어진 일이죠. 그들은 비명을 덮으려고 화장터 근처 도로에 오토바이를 두 대나 세워 놓았습니다. 비명을 덮으려고 엔진을 있는 힘껏 밟았죠. 엔진 소리로 비명을 덮으려고 했지만 실패였죠. 시도는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죠. 비명은 15분에서 20분 정도 이어졌습니다. 점점 약해지더니 조용해졌죠.”  
- BBC 다큐멘터리 <명령과 발의> 중 폴란드 정치범 조제프 파친스키의 인터뷰.

구제역, 조류독감으로 인한 막대한 살처분에 쓰여질 안락사용 약품이 소진되어 가축들이 생매장된다. 그 비명소리가 밤늦게까지 울러 퍼진다.

2017년 여름, 길고양이를 위해 사다 놓은 사료 냄새가 코를 찌른다. 사료의 성분은 닭으로 되었다. 고양이는 더 이상 쥐를 잡지 않는다. 문득 나는 내가 먹어온 수많은 닭과 돼지, 소들이 고통과 함께 죽어가는 비명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기계적인 사실이 낯섦으로 다가온다.

“정말로 죽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아닌 동물들이네. 
사람들이 죽을 때 그들은 동물들처럼 죽는다네.
다시 고양이로 돌아가 볼까. 내 모든 존경심을 담아서 얘기해보자면 나는 매우 작은 고양이가 죽
는 것을 목격했는데 말이야. 수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그것을 보았다네. 동물이 죽기 전에 모
퉁이를 찾는 것을 말이야. 죽음을 위한 영토가 있다면, 죽음을 위한 영토를 찾아 나서는 행위도 있
겠지. 그들이 죽을 수 있는 영토를 찾는다네 그리고 이 조그마한 고양이는 어느 모퉁이로 자기 자
신을 밀어 넣으려고 애쓰고 있었지. 마치 그곳이 자신이 죽기에 적합한 장소인 것처럼 말이네....“ 
- 질 들뢰즈의 L'ab?c?dire 중 클레르 파르네와의 인터뷰.


글- 서혜순.

기간
2018-06-14 ~ 201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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