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눈을 감고 두 손 모아 기도하는 평화로운 장면이 있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화면의 두 손은 여자의 손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손이고, 이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어내기 위해 힘겨루기를 하며 대치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도> 작업에서 작가는 하나의 행위 이면에 존재하는 두 가지의 다른 힘과 생각들의 대립적인 긴장 관계를 통해 현대사회의 미디어적 속성을 은유하고자 했다. 현실적인 조건의 제약으로 인해 이상 및 초월적 세계를 염원하며 기도하는 사람의 심리 상태는 대립적인 속성들이 공존하는 현대 사회의 특성과 연동되고 관람자들에게 하나의 현상, 혹은 표면 너머에 존재하는 긴장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