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은 일상에서 경험한 공간 속 기억이나 감정 등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빛, 기억, 유리와 같은 투명한 요소들을 가지고 이미지로만 남은 감정의 흔적들을 표현한다. 작가는 포토그램(Photogram: 카메라의 렌즈 없이 빛과 인화지와 사물만으로 표현되는 사진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김영진에게 포토그램은 확대기의 빛을 통해 인화지 위에서 사물의 외형적인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그 대상 속 이면의 모습 또는 흔적이 표현되는 매체이자 매개체로 기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작가는 인터넷 뉴스에서 매일같이 보이지만 쉽게 잊히게 되는 예기치 못한 재난, 사건, 사고로 인한 익명의 사람들의 죽음에 관한 기사에 주목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기사들을 스크랩하고 종이에 프린트하여 종이접기를 한 후 포토그램 방식으로 인화한 <미완의 형태> 시리즈와 아동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이들의 기사들을 수집하고 반투명한 트레싱지에 프린트하여 나비모양 종이접기를 한 후 포토그램으로 인화한 <나비> 시리즈를 선보인다. 언뜻 종이접기라는 것이 유희적인 행위로만 보일 수 있지만, 작가는 누군가의 죽음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행위로서 종이접기를 선택하였다. 잠시 세상에 나타났다 잊히는 존재들에게 종이접기를 통해 영속성을 부여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Kim YoungJin depicts the memories and emotions experienced in daily spaces, or traces of emotions remaining only as images, with transparent elements that are invisible but clearly exist, including light, memories and glass. The artist mainly uses the photogram, a photographic technique of representation based on light, photographic paper and objects and without a camera lens. To Kim, the photogram works as a medium and mediator that, rather than recreating the external appearances of objects on the paper through the light from the enlarger, shows what are inside them or their traces.
Recently, the artist has paid attention to news on the deaths of anonymous individuals from unexpected disasters and accidents, which we see everyday on the Internet and then effortlessly forget. In this exhibition, she presents the An unfinished life series, for which she applied paper folding to the printouts of scrapped articles and printed them using the photogram technique; and the Soul series, featuring the article scraps on the children killed from child abuse printed on translucent tracing paper, folded in butterfly shapes and printed out using photogram. Paper folding may usually look playful, but the artist chose it as an act of remembering and grieving somebody’s death. This may be based on her wish to bestow perpetuity to the beings that temporarily appear in the world and then are soon forgot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