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니 고모가 나에게 준, 보리수 꽃을 달인 더운 물에 담근 한 조각의 마들렌 맛임을 깨닫자 즉시 거리에서, 고모의 방이 있는 회색의 옛 가옥이 극의 무대장치처럼 나타나 … 작은 별채와 결부되었다.” -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스완의 집에서 주인공이 마들렌에 대해 회상하는 장면은 기억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백요섭 역시 자신의 예술에 이 대목이 적합함을 이야기한다. 마들렌 한 조각을 차에 넣어 베어 문 순간, 어릴 적 기억이 소용돌이처럼 엄습해오는 느낌을 표현하는 대목이다. 백요섭의 작품과 함께 더 주목해봐야 할 것은 그저 옛 기억이 ‘팝’하고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시작으로 서로 연결된 감각적 기억의 파편들이 함께 날아온다는 점이다. 푸르스트는 회색가옥, 형태를 이루고, 물들고, 구분되어, 꿋꿋하고도 알아볼 수 있는 꽃, 선량한 사람들과 그들의 조촐한 집들 등의 표현을 통하여 마치 그 공간을 보고, 냄새를 맡고, 느끼고, 말소리를 듣는 것처럼 오감으로 감각하게 한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것들이 주인공이 잡은 한 잔의 찻잔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이러한 연상의 과정은 백요섭이 말하는 작업방식과도 유사하다.
허나영 미술비평 발췌
“Once I had recognized the taste of the crumb of madeleine soaked in her decoction of lime flowers which my aunt used to give me... immediately the old gray house upon the street, where her room was rose up like the scenery of a theater.” - Marcel Proust, 『In Search of Lost Time』
The scene that the protagonist reminisces about madeleine at Swan’s place in 『In Search of Lost Time』 is well known as revisiting the meaning of memory. Baek also talks about the appropriateness of this scene through his artwork. It is the moment when he had the crumb of madeleine soaked in the tea, childhood memories came upon to him like whirlwind. The thing that needs to be noticed more together with Baek’s artwork is not just old memories ‘popping up’ but starting from that; fragments of sensory memories linked to each other coming altogether. Proust allows us to sense through five senses as if we see the space, smell, feel and listen to conversations through expressions such as gray house, form, colored, divided, firm and noticeable flower, good people and their simple houses. And all these from his cup of tea. This process of association is similar to Baek’s work pro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