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판에 새겨진 글씨는 과자 포장이나 영양제 포장에 표기된 주의사항을 소리 나는 대로 영어로 쓴 글씨이다. 금빛을 내는 금속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의 동판에는 보통 중요한 내용을 기록하며, 그 모습만으로도 사람을 집중하게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기호라는 소통수단의 한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기호는 현재까지 우리가 발견한 가장 이상적인 소통수단이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글자만이 아닌 표정이나 크기, 톤, 분위기, 수용자의 감정 상태까지 모든 것들이 이상적으로 맞아떨어지더라도 완전한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편의성 때문에 많은 부분을 대신하고 있으며 맹신, 오역, 오해를 만들기도 한다. 작품은 단순한 글씨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말로서의 기호도 포함된다.
김철환은 시각 작가로서 소통의 확장과 가능성을 단순한 언어 기호만이 아닌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더 많은 소통 수단에 대해 고민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