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잃은 것에 대한 불안. 그로 인해 스스로도 잃을 것에 대한 불안. 강철규는 이러한 실존적 불안을 캔버스에 시각화해서 해소하는 수단적 행위를 한다. 상실로 시작하는 작업에 평온과 불안이 공존한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녹색을 이미지에 지배적으로 사용한다. 이는 ‘작업’과 ‘초록’ 두 단어가 다른 의미이나 같은 언어로 취급하는 바다. 때문에 상실과 관련된 내용을 초록이 짙은 이미지에 보관하며 집착한다. 이로 인해 시각 이미지엔 상실의 대상과 소유하는 기억이 내러티브로 드러난다. 낱개의 이미지를 나열하면 거대한 덩어리가 되고 문학 중 소설과 같은 긴 서사로 조직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