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나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온종일 내 그림자의 방향을 따라 걷고 있다. 이렇게 걷는 행위는 원시적인 시간 속에서 근원적인 이동을 통해 인간적 척도와 지구 표면, 그리고 지구 자전을 재현하는 일이다. 선험적인 곡선 궤도는 GPS를 통해 기록되는데, 걷는 동안 신체가 겪는 공간과 장애물에 따라서 방향이 바뀌고 재조정된다. 그것은 걷고자 하는 의지와 지형이 미치는 영향 사이의 끊임없는 협상이다. 이 협상에서는 지형적인 변화와 인프라의 구속을 고려해 경로를 변경, 영역과 구획을 안내한다. 그것은 곧 이동체와 세계 간에 공동으로 그려진 경로이자 협업으로 그려진 선이다. 지구 곳곳에서 재활성화 된, 태양을 등지고 걷는 이런 행위는 각 영토를 고유하게 특징짓는 동시에 또한 동일한 제스처를 통해 각기 다른 지역을 한데 묶기도 하는 방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