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에서 청소년기까지 지역적인 특성으로 인해 동물원을 자주 방문하게 되었다. 그 시절 동물원의 동물들은 신기한 모습을 한 관람의 대상이었고, 각자 동물들에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바라보았다. 이후 성인이 되어 어린 시절 향수로 다시 동물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성인이 되어 바라본 현실적 동물원의 풍경은 어린 시절 느낀 감정이 아닌 야성을 잃고 인공적 공간에 갇혀 있는 모습만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우리(cage) 안은 어설픈 인공 자연의 모습으로 꾸며져 있었고 동물들은 야생의 본능을 잃고 무료한 모습을 보이거나 길들여진 어색한 행위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각 동물에 대한 호기심보다 동물원이라는 전체적인 장소로 시선을 가게 하였다. 그리고 동물원이라는 형태를 점차 현대사회의 모습과 중첩하여 바라보게 되었다. 현대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안전한 콘크리트 우리(cage)안에 들어가 생활하고 있으며 불규칙한 자연보다는 정돈된 인공적 자연에 편안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안락함 속에서 점차 각자의 본질을 잃고 획일화 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이렇게 현대사회를 거대한 동물원처럼 느끼게 되었고, 우리를 통념에 가두고 있는 우리(cage)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이를 시각적으로 구체화시키기 위해 동물원 우리(cage)와 흡사한 인간우리(human cage)를 제작하게 되였다. 직접 우리(cage) 안으로 들어가 체험하며 전시를 관람하는 이번 작품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일상에 대한 고민과 우리가 만들어 놓은 우리(cage)를 밖과 안에서 자유롭게 관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