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미소식 TEMI NEWS

[예술가해외파견]ZK/U 여섯 번째 소식

2015.07.15

안녕하세요. 정재연입니다. 

오늘은 최근에 재미있게 본 기획전과 베를린의 3D프린트샵, 그리고 ZK/U의 현재 이슈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1. 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

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이하 KW)는 베를린 비엔날레의 본부이며 흥미로운 작가들을 소개하는 현대미술 전시 공간입니다.  

우선 건물 입구의 아치를 통과해 쭉~ 들어가면 유리로 만든 카페와 또 다른 건물이 나옵니다. 

유리로 만든 카페는 댄 그래햄(Dan Graham)이 디자인했다고 하네요. 카페는 물 외부의 차분한 느낌과 다르게 화려합니다. 


사진1_KW 입구 


사진2_KW 카페 브라보, 사진출처 andthatmeanswhat.wordpress.com

 

지금 열리는 전시는 <Fire and Forget​. On Violence>입니다. 

제목인 ‘Fire and Forget’은 군사 용어에서 따온 말이라고 하는데, 안전한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동원되는 무기 시스템을 지칭한다고 합니다. 

전시는 국경, 작용, 기억, 이벤트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나뉩니다. 


전시장 입구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마치 검색대 같은 설치 작품을 통과해야 전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사진2_전시장 입구에 설치 된 다닐 갈킨(Danil Galkin)의 Tourniquet, 2015 


국경이라는 키워드를 지나쳐도 충분히 짐작 할 수 있는 작업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저는 베네수엘라 출신인 자비에 텔레즈(Javier Téllez)의 작업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사진3_
자비에 텔레즈(Javier Téllez)의​ One flew over the Void (Bala perdida), 2005 사진출처 구겐하임미술관 


작가는 멕시코의 티후아나(멕시코와 미국과 국경지역)에서 직접 퍼레이드를 기획하고 그 내용을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영상의 초반부는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모두 동물 가면을 쓰고 훌라후프를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때 훌라후프를 잡고 있는 사람은 마치 서커스단의 조련사 같이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지켜봅니다. 훌라후프 행렬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한 명씩 가면을 벗어 카메라를 응시하는데, 대부분 카메라 앞에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자율적으로 참여한 지역 주민과 작가가 초대한 정신병원 환자들이라고 합니다. 퍼레이드의 후반부는 어떤 남자가 인간 로켓이 되어 멕시코 티후아나와 미국 샌디에고 사이의 국경을 넘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가 국경을 넘는 순간 박수를 치며 환호합니다.​ 실제로 멕시코 티후아나에는 해마다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국경을 넘다가 체포되거나 죽음을 맞는 멕시코인이 수없이 많다고 하네요. 작가는 이렇게 목숨을 걸고서라도 국경을 넘는 멕시코의 불안정한 상황을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반항적인 퍼레이드를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쉽게 잊혀지지 않을 작품입니다.  


영상을 보고 난 후 다음 전시장으로 이동하면 모래 프린터가 나옵니다. 

이 작품은 모래를 바닥에 깔고 그 위로 프린터가 지나가며 국경을 그리는 작품입니다. 잉크 대신 뾰족한 촉이 지도를 그려나가는데 한 번 지도가 완성되고 나면 다시 모래 표면을 균일하게 고르면서 새로운 지도를 그리기를 반복합니다. 이 작품은 작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의 이스라엘 국가관에서 선보인 작품이라고 합니다.  

사진4_ 로이 브랜드(Roy Brand)의 The Country Sand Printer, 2014


사진5_ 로이 브랜드(Roy Brand)의 The Country Sand Printer 세부, 2014 

 

전시장 한 가운데 고급 통가죽으로 만든 탱크는 가죽 냄새를 진동하며 바닥에 축 쳐져 있습니다. 


사진6_전시장 전경 


전시장 모서리마다 영상 작업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Jeff Koons Must Die>라는 제목의 시뮬레이션 게임 작업이었습니다. 

직접 게임을 할 수 있었는데 제프 쿤스의 작품을 폭파시키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사진7_전시 작품 중 <Jeff Koons Must Die>게임 


2. 베를린의 3D 프린트샵

KW전시를 보고 나서 주변을 배회하다 이곳을 발견했습니다. 

갤러리가 밀집한 곳에 위치해 있어 상업 갤러리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3D 초상화를 제작해주는 스튜디오였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3D 프린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상용화된 모습을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진8_3D 프린트로 제작한 피규린(사이즈별) 


사진9_
3D 프린트로 제작한 피규린(포즈별)


사진10_예약부터 배송까지 제작 순서

제가 한국에서 본 것은 한 가지 색상만 가능했는데, 여기서 사용하는 프린터는 스캔한 대상의 색감에 최대한 근접하게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니 3D 스캔을 할 때 숨을 참지 않아도 되고 동물도 가능하다고 자랑스럽게 써있네요.^^ 가격은 가장 작은 것은 99유로(약12만원)부터 가장 큰 것은 600유로(약75만원)까지 좀 비싸긴 합니다. 제작 기간도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하니 특별한 선물로 좋을 것 같네요. http://www.twinkind.com/ 

 

4. ZK/U에 베드 벅스? 

지금 ZK/U에는 빈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두 작가의 침대에서 빈대가 나온 것입니다. 사실 ZK/U에서 빈대가 발견된 것은 꽤 오래 전부터라고 하는데, 아직까지 빈대에 물린 사람이 없어 그 동안 몇 명의 작가들이 문제 제기를 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어떤 작가의 온 몸에 빈대가 물려 제대로 일이 불거진 것이지요. 전문가를 불러 두 방을 점검하니 ‘90퍼센트’(빈대 유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ZK/U의 파운더 중 주도적인 결정권자인 필립은 작가들에게 빈대찾는 방법을 알려주며 각자 점검해 보기를 권했습니다. 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일단 전문가를 불렀으면 건물 전체를 점검해 보는 것을 기대했는데 말입니다. 또한 세탁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한 빈대가 옮겨 갈 가능성은 도처에 있습니다. 

 

입주작가 중 벌써 3명이 ZK/U를 떠났습니다. 

그 중 빈대에 물린 작가는 ZK/U측에 연락해 병원에 동행해주기를 바랬지만, 필립은 선약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을 했고 작가가 직접 모든 인턴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해 가까스로 병원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문제는 입주작가들이 필요할 때 신속하게 대응해 줄 관리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공원을 찾는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 밤낮없이 연속되는 파티와 소음,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공존할 수 밖에 없는 레지던시 환경. 이런 상황에서 입주작가들끼리 결속력은 생기지만 주된 화두는 영락없이 거주 환경에 대한 불만입니다. 리빙 인 퍼블릭 스페이스에 대한 고민이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ZK/U는 3명의 파운더, 그들 자신만을 위한 유토피아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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