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트바젤에서 작품을 선보인
8기 오묘초 작가의 보그지 인터뷰를 공유합니다.
[오묘초 작가가 만든 기억의 습작]
2024 아트 바젤에서 호평을 받은 오묘초 작가를 만났다.
그녀의 작품이 전시된 ‘스테이트먼트’ 섹터는 발루아즈(Baloise) 기업의 후원을 받아 전문가 심사를 거쳐 참가할 수 있는 신인 작가 경쟁 부문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양혜규, 강서경 작가가 이 섹터에서 발루아즈 예술상을 수상했기에 오묘초 작가의 전시는 더욱 주목받았다.
스테이트먼트 섹터는 신인 작가와 새로운 갤러리에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오묘초 작가와 그녀의 작품 출품을 제안한 우손갤러리 역시 어쩌면 평생 단 한 번만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오묘초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 우손갤러리 부스는 ‘아트뉴스(Art News)’와 ‘아트시(Artsy)’에서 아트 바젤 바젤 베스트 부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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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 바젤의 스테이트먼트 섹터에 참가한 소감은?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공부할 때 경험한 해외 아트 페어는 단순한 미술 시장이 아니었다. 당시 즐겨 찾던 아트 바젤 바젤과 프리즈 런던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각적으로 문화의 흐름에 접근할 수 있고, 예술가가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그런 자리였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많은 아트 페어는 미술 시장 기능만 돋보여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아트 바젤 바젤 스테이트먼트 섹터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예전에는 내 작품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가졌는데, 나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사실 우리나라 미술 시장에서 내 작품을 보여주는 것에도 확신을 갖지 못했다. ‘내가 하고 있는 방향이 맞을까’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생각했던 고민의 순간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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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열린 세 번째 개인전 <점보쉬림프>는 심의 모니터링 아르바이트가 모티브라고 들었다. 이 전시도 기억에 관한 건가?
불법 동영상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심의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사실상 지울 수가 없었다. IP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이트에 오른 영상만 조금 지울 수 있을 뿐 없앨 수 없다. 이전에는 사회 공백에 놓인 것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작업했는데, 디지털 세상에는 공백이 없었다. 한번 업로드되면 영원히 지울 수 없다. 잊혀가는 것이 안타까워 작품으로 승화했는데, 디지털 세상에서는 불법 동영상이라도 잊힐 권리가 없다는 것이 끔찍했다. 이를 조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미지가 정보가 되려면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흙은 최초의 정보 전달 수단이다. 인간은 처음 흙에 정보를 새기고 굳혀, 사라지지 않는 매체를 만들었다. 내 전시는 정보 저장 단계의 진화를 표현한 다큐멘터리 형식이었다. 원시 시대부터 비트코인 시대, 21세기 양극단의 세계까지 표현한 레이어가 많은 전시라서 관람객이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레지던시 면접을 볼 때 디지털 정보가 흙으로 만든 조각과 무엇이 비슷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전시를 통해 지금은 디지털 시대지만 흙을 사용해 정보를 저장한 작품부터 보여주려 했고, 디지털을 원초적 수단인 흙으로 은유했다는 게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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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4일 목요일, 오묘초 작가의 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니 앞으로도 작가의 활동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보그아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VOGU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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